아직도 멀었어요? 무슨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어요? 사람을 대상으로 취재하다보면 대개 이런 반문을
자주 듣습니다. 몇장 정도면 될일을 수십장씩 촬영하니 그런 의문을 가지는 건
당연합니다.
여러분들은 촬영할 때 한 대상에서 몇번을 촬영하시나요?. 몇장을 찍어야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을까요. 감동이 느껴질때 까지 찍자.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사진
1>
이 사진은 중국 상하이 인근 샤오싱 빈해공업구 개발현장입니다. 중국최대 섬유공단과 유통시장을 갖고있는
곳이죠. 공단입구 다리공사 현장을 지나는 길에 촬영해본 것입니다.
멀리 공사중인 건물과 도로, 공사중인
작업인부가 주요소젭니다. 근데 전체적인 구도가 어딘가 모르게 엉성하죠. 일단 그림(사진)이 아니다 싶으면 기다리며 다른 구도를 구상해야
합니다.
<사진
1>
얼마후 인부들은 석물을 나르기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인 구도가 이제 좀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석물을
나르는 인부들이 엉덩이를 보이고 있네요.
뒷모습,엉덩이등은 어딘가 모르게 어두운,감추려는,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죠. 특별히 쓸쓸한 뒷모습을 요구하는 사진이 아니라면 사람, 사물 등은 앞모습을 촬영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중요한 포인틉니다. 아마와 프로를 가늠할 만한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촬영대상이 뒷모습만 보인다면야 제 아무리 프론들
앞모습을 찍을 재간이 있을까요?. 없다구요?. 진짜프로는 그래도 다 찍어냅니다. 못찍었다면무니만 프로겠죠.
역시
기다려야 합니다. 앞모습이 보일때를 기다려야합니다.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이란 얘기도 있잖아요.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어이 아져씨”하고 불러보면
뒤돌아볼 수 도 있겠죠. 상황을 판단하고 요리하는건 순전히 촬영자의 몫입니다. 어쨌든 현장은 시간에 따라
변합니다. 자연현상을 촬영할때는 몇날 며칠을 기다리기도 하죠. 좋은장면을 예측하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
촬영의 생명입니다.
<사진
1>
이제 좀 나아졌죠?. 구도도 적당하고 사람들의 위치 표정
동작도 비교적 굿입니다. 종합하면 이런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조물 등 고정된
피사체와 사람,동물등 움직이는 대상을 함께 촬영할때는 일단 전체적인 구도를 그려 앵글을 잡은 다음 동적인
피사체의 움직임,표정,동선 등을 예의 주시하며 셔터를 눌러라. 그림이 안나오면 때를 기다려라. 이쯤
되겠죠.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사진1> 은 C-, <사진2>는 B-
<사진3>에는 A+를 주겠습니다. 촬영시간을 보니 <사진1>은 12시4분 45초에,
<사진2>는 6분 5초에,<사진3>은 7분 56초에 각각 시차를 두고 촬영됐습니다. 약 3분정도의 시차에서도 사진의 질적
수준은 이렇게 다릅니다.
물론 단 한컷으로 200% 만족하는 사진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경력이 많거나 탁월한 감각을 지닌 유져라면
몇컷 만으로도 훌륭한 장면을 잡아낼수 있겠죠. 그런 분들이 부럽다구요?.
부럽다면 먼저
해야할 일이있습니다. 인내하며 기다리며 많이 찍는 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단 한컷으로 승부하려면 그럴
능력이 있어야 겠죠, 그 능력은 바로 많이 찍고 끝장볼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에서 비롯된다는 거죠.
어느 분야든
적어도 베테랑소릴 듣는 분들의 과거에는 한결같이 치열한 고행을 정면으로 승부해온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우물을 파듯 외길을
걸으며 반복적인 노력(투자)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어릴적 천자문 외던 기억 갖고 계지시죠? (왠 천자문
?) 하늘 천 따지 검을 현 누를 황, 집우 집주 넓을 홍 거칠 황... 한자를 보며 첨엔
이렇게 한글로 외웁니다. 반복하다 보면 天 地 玄 黃, 宇 宙 洪 荒.이란 한자가
머릿속에 기억됩니다. 다독을 하다 보면 책 안보고 한자를 쓸 수도 있죠. 이 정도로 만만해지면 아마추어들은 반복적인
투자(노력,연마)를 끝냅니다.
그러나 프로들은 다릅니다. 하늘과 땅사이엔 검고 누른것이 있고, 우주는 한없이 넓고도 거칠다.
인생사가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인생이다. 대충
생각해보면 뭐 이쯤 되겠죠. 한자를 읽고 쓰는 능력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독서백편 의자현(讀書百意自見).한자를 읽어 문장의
뜻을 깨치는 게 천자문의 본질이죠.
사진촬영도 같은 원리입니다. 반복적인 연마(투자)는 곧 베테랑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두가지를
생각 해볼 수 있습니다. 틈만 나면 촬영하자. 경험을 많이 하자는 식의 양적투자가 있는가 하면 한 대상을 찍더라도 세밀하게
관찰하며 집중적으로 촬영하자는 식의 질적투자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택일한다면 후자가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전자는 제자리걸음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난이도를 반복 촬영하는데 불과하죠. 업그레이드가 안됩니다. 많이 찍되 구도,동작,표정등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습성이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면 기다리는 법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됩니다.
베테랑은 한컷으로 승부한다. 맞습니다. 그러나 베테랑이 되고 싶다면
피사체를 관찰하며 최대한 많이 촬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요즘 디카는 필름값이 안듭니다. 인내하며 피사체에 집중하는 의지만 있다면 당신은
벌써 프로의 길을 가고있는 셈입니다.
<대구매일신문 김태형님의 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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