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얼굴을 다시 보다.
벌써 이 책을 들고 다닌지 꽤나 지났다. 사실 자서전같은 것은 읽기 전부터 선입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 안도.. 너마저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지만 어떤 맘으로 이 책을 썼을까 하는 호기심 반반으로 나의 충전이 시작되었다. 사실 난 얼굴부터 이런 얼굴이 싫다. 그에겐 참 미안한 일이지만 내 주관인걸.. 그래서 그런지 난 사람을 볼때 너무 외모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직원을 뽑을 때나 특히 물건을 사러 갈때 등 얼굴을 보는데.. 실은 얼굴을 본다는 것은 잘생겼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인상을 보는 것이다. 못나도 정감있는 그런 인상 , 그리고 잘 웃는 인상 뭐 그런거다. 또한 여기에 약간 불쌍한 컨셉이면 더 나는 나오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거절못하고 사버리고 만다. 어쩐지 안도는 내 감성에는 전혀 맞지 않게 불친절하고도 퍽이나 고집스러운 인상이다. 난 그래서 그 표지의 얼굴부터 그에게 반감의 표를 하고 책을 읽기 시작하고 있었다. 또 한가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건축가의 책이 뭐 이래 할정도로 일반적이다. 표지를 벗기면 그의 얼굴이 나오기에 난 그 표지를 벗기지도 덮지도 못한 채 그냥그냥 살살 책장만 넘기면서 보기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자서전이란 말은 하지 말아야 했다. 그러기엔 너무 비평받게 되어버리니까.. 적어도 나같은 사람에게 말이다. 자서전은 돌아가신 분을 회고하면서 써야한다는 선입감을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사람들말이다. 하긴 또 이건 내 주관이었나? 왜냐하면 그러기엔 이 책은 전문적인 책 중에는 단연 베스트셀러를 링크하고 있으니 만만찮은 판매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사실 자서전같은 본인의 내용은 극히 앞부분.. 그리고 그가 아끼는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과정과 단상들 그리고 그 건물이 가진 에피소드 등을 볼 수 있는 참으로 살아있는 내용들이었다. 사실 안도다다오의 건축적 위상은 건축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이름을 알 정도일거란 추측을 할 정도로 유명하다. 단지 건물을 멋지게 지어서가 아니라 그가 비 전공자인 그것도 복싱을 하던 그런 맷집있던 사람이 창작을 하는 예술적 건축가로 승화되었다는 스토리를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일 지 모른다.
그의 책에 그가 딱히 건축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것에 대한 정확한 동기는 잘 모르겠다. 그저 어릴 적 살던 동네의 목공소에서 그리고 철공소를 오가며 다니며 놀며 하던 향수가 어려 일반 공업고등학교에서 복싱선수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여행을 통하면서부터 건축에 대한 아련한 꿈이 컸다는 정도라는 거. 그정도로 서술되어있었는데.. 나의 확인 사살은 다시 책으로 들어아 앞쪽을 다시 펴 본다. 뭐 ~~ 그정도였다. 항상 시작은 소박하듯이 그 또한 그랬을거라는 것은 어쩌면 그의 솔직하고 꾸밈없는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하지만 그의 성격으로 보아 그는 무척 집요한 성격이고 승부욕 강하고 굉장히 다혈질일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러니 어느 곳에 몰입을 해도 파고드는 집념을 가지고 했었을테고 그러기에 여행도 전투적인 여행을 감행하며 하나라도 그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의 서술에서도 말했듯이 사실 그는 어떠한 건축학교에 다니지 않았지만 다분히 이 분야에서 일 할 충분한 관심과 또한 열망이 컸기에 적극적으로 독학하였고 본격적인 건축가로서의 입문이 시작되었을 법한 르 코르뷔지에 를 알게되어 그의 스케치, 드로잉등의 작품집 하나를 거의 외워낼 정도로 그려보고 베끼곤 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능동적인 독학이 그가 어렵고 제대로 공부한 엘리트 건축 이 판에서 눈에 띄고 독보적인 작품들을 과감히 시도해 내어 세상을 그의 손아귀에 쥘 수 있었던 시작의 밑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지독한 기초적 고뇌를 한번 쯤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성공이란 것은 그저 어떤 운이나 기회에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진정한 노력과 혹독한 시련과 역경으로 수행에 완성된자.. 거기에 더불어 약간의 운과 기회가 작용이 되어 성공자가 된다는 생각은 나의 변함없는 신조이다. 내가 바라본 안도 다다오... 처음 책을 가지고 선입견을 가졌던 것이지 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에 그 경이로왔던 이미지는 그 어떤 현대건축물의 작품에서보다 놀라왔고 신비로왔다는 그 인상을 버릴 수 없었다.
위의 작품은 그가 처음 건축 전문지에 등단 했을 때에 비평을 받았던 첫 작품었던 주택... 사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안도의 작품처럼 비슷한 이미지의 공간을 무수히 많이 볼 수 있듯이 이 작품이 그 30여년 전 일본이라는 폐쇄적인 나라에서 그 분야의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의 어떤 작품이었다면 당연히 온전한 시선으로 이 주택을 바라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정을 가운데 두고 그것도 좁디 좁은 주택이었으며 다른 방을 건너가려 한다면 중정을 통해 결국 바깥을 통해 건너다니는 이 묘상한 집을 어떤 시각으로 보았겠느냐 말이다.
지금 그의 위상은 세계의 현대 건축가 중 동양인으로 최고의 위치에 항상 서 있다. 위의 작품 빛의 교회- 십자가가 그 빛을 통해 시간대 별로 다른 색으로 들어와 그 공간안에서 경 이로움과 경건함을 느끼는 단연 그의 작품의 1순위다. 그리고 물의 교회와 바람의 교회... 사실 또 다른 책에서는 그의 작품은 이 세작품으로 끝이 났다라는 혹평도 있지만 그만큼 이 세 작품에서 오는 스펙타클한 강한 인상은 그를 알게 되고 그에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축약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안에서 그가 일하는 모습 .. 그는 처음 고고하고 어려운 건축판에서 그의 모습이 '게릴라'라고 표현했듯이 결국 외롭고 표적이되는 그리고도 항상 고전분투하는 그의 모습을 단적으로 말하고 있으며 그가 직원들을 한 눈에 감시(?)아닌 지시를 했던 것도 이루려는 무언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직원조차 혹독하고 차별화된 시스템 하에 견딜 수 없어했지만 그런 수행을 통해 또다른 그의 문하생이 되어 그를 지지하고 도와갈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그의 트레이드 마트인 노출 콘크리트 마감재.. 어쩌면 일본인의 드러내지 않고 소박며 남들에게 튀지 않으려는 정서에 딱 맞았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노력했던 고전분투하며 직접 현장지휘를 하면서 또한 그 작품의 기본 설계는 어디까지나 그 주변 모든 요소를 놓고 총 막라해보며 어렵고 고리타분한 관공서까지 넘라들면서 설득하고 요청했던 많은 일들. 또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아끼며 그들을 기억하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이 책을 점점 읽을 수록 그동안 알 고 싶었던 안도의 참모습과 그의 입장에 서서 그 작품을 또다시 바라보게 했던 숙연한 마음을 가지게 한 감동적인 글이었다.
한편 책을 덮는 순간 표지를 벗기고 그의 얼굴을 다시 본다. 처음 고집스럽고 불친절한 그는 어느덧 마음 따뜻한 진정한 성취가 무엇인가를 알 고 있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테리어디자이너 노미경
'건축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산 (0) | 2010.11.01 |
---|---|
[스크랩] 책장은 빠르게 감흥은 깊게.. 어느 게으른 건축가의 디자인 탐험 (0) | 2010.04.03 |
[스크랩] "한 채에 1조 3000억원?"…세계 최고가 집 '베스트 5' (0) | 2010.03.13 |
[스크랩] 휴전직후의 대구 모습 /소중한 자료 (0) | 2009.06.05 |
[스크랩] 춥고 비오는 파리에서만 열흘 (0) | 2009.06.02 |